김일부의 생애와 사상

분류 상생문화 총서(소책자)
지은이 양재학
쪽수 185
펴낸날 2014.06.16
가격 8,500
판형 4×6판 | 무선 | S024
『김일부의 생애와 사상』은 《정역》을 저술한 김일부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한다.
암울했던 조선조 말기에 살았던 김일부의 생애와 학문적 성숙과정을 개괄적으로 살피고, 주역사에서 가장 수수께끼 같은 사상으로 평가되는《정역》의 의미를 분석한다.

 

[저자소개]

양재학

충남대학교에서 철학박사를 받았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주자의 역학사상에 관한 연구 -

河洛象數論을 중심으로」(박사논문), 「왕선산의 형이상학」, 주요 논문으로는 「무극대도 출현의 당위성」(『증산도사상』창간호), 「후천개벽의 필연성」(『증산도사상』제4집),「우주변화란 무엇인가」(『강증산의 생애와 사상』)등이 있다. STB상생방송 「주역에서 정역으로」프로에서 주역 100강좌를 하였다. 현재 증산도상생문화연구소 동양철학연구 연구위원.



[목차]

第一部 정역의 창시자 김일부

프롤로그

1. 출생과 학문의 여정
2. 연담선생과 남학, 그리고 김일부
3. 선각자의 삶
4. 『정역』과 증산도사상

第二部 정역의 핵심사상

1. 선후천 개념의 재해석
2. 정역괘도 성립의 의의
3. 존재론의 재인식 - 3극론三極論
4. 새로운 중(皇中)의 발견- 황극, 생명의 징검다리
5. 선후천의 전환논리- 금화교역론
6. 새로운 시간론- 역수론曆數論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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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조선은 주역의 나라였다. 조선의 선비치고 주역을 읽지 않은 사람이 없었으며, 유명한 학자들 또한 주역에 대한 해설서를 앞다투어 내놓았다.
[주역]은 어떤 책인가? 예로부터 주역은 인생관을 비롯하여 가치관, 역사관, 정치관의 철학적 근거를 제공함은 물론 삶의 표준을 안내하는 훌륭한 지침서였다.
조선조 말기에 태어나 새로운 우주관과 시간관에 입각하여 [정역]을 지은 김일부金一夫(1826~1898) 역시 주역학자였다. 김일부는 총 4,623자로 이루어진 짧은 글로 주역학의 지평을 새롭게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역사상은 지식인들에게 외면받기 일쑤였다. 단지 소수의 계층에서만 관심을 가질 뿐 아직도 대중화의 길은 험난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김일부가 구성한 이론이 조선을 지배했던 성리학적 세계관과 가치관을 뒤엎어버리는 폭발성 때문에 지배층으로부터 불순한 이념으로 지목되어 의심받았고, 소수의 연구자들 또한 기존의 관념을 벗어 던지는 지적 용기가 부족한 탓에 연구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다른 하나는 김일부가 사용한 언어와 논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초 지식이 필요하며, 때로는 이미 배워왔던 지식이 도리어 정역사상의 심층적 이해에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절감하고서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에서 정역사상은 [주역]의 종지와는 거리가 한참 멀거나, 김일부는 합리적인 유토피아 이론을 외친 신흥종교의 거목으로 왜곡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역]이 비록 [주역]에 근거를 둔 학술이지만 당혹스러울 만큼 내용이 매우 파격적이다. 그래서 주역에 중독된 학자들은 애당초 정역사상을 거부하거나 [주역]의 이단異端 또한 스캔들이라고 몰아쳤다.

그렇다면 [주역]과 [정역]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전 세계 도서관에는 주역을 풀이한 책들이 수두룩하다. [정역]은 [주역]에 대한 수많은 해석서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한마디로 [정역]은 과거의 다양한 주역관을 종결짓는다. 김일부는 [주역]의 핵심을 추출한 다음에 재구성하여 [주역]의 본질을 새로운 성격으로 규정하였다.
일차적으로 [정역]은 ‘올바른 주역[正易]=바로잡힌 주역=주역을 바로잡다’라는 뜻을 함축한다. 따라서 김일부는 정역과 주역을 결정적으로 구분 짓는다.
[정역] 대역서에서 그가 “초초지역初初之易과 래래지역來來之易이 소이작야所以作也라” 라고 한 말이 그것이다. 즉 ‘초초지역’은 주역으로 대표되는 선천역이고, ‘래래지역’은 후천역이라는 뜻이다.
이는 [주역]이 선천역이고, [정역]이 후천역이 된다는 얘기다. 그것은 [정역]을 통해 전통 주역학의 주제가 물론 사회적 모럴과 문화의 양상도 새롭게 사고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정역]의 출현은 한 권의 책이 이 세상에 출간된 사건에 머물지 않는다. 김일부는 과거의 복희역伏羲易과 문왕역文王易에 숨겨진 대립과 갈등과 모순을 극복하여 새로운 형태인 정역팔괘도正易八卦圖를 완성함으로써 인루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정역]은 인류의 미래를 제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완수했다는 점에서 사상적 의의가 있는 것이다.
정역팔괘도는 [정역]의 최종 결론이다. 그 까닭은 정역팔괘도가 ‘선후천 전환’의 원리를 근거로 김일부에 의해(복희팔괘도와 문왕팔괘도를 이어) 새롭게 만들어진 제3의 괘도가 되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정역팔괘도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그가 선천이 후천으로 바뀌는 이유와 목적을 논리적 추론의 확신을 넘어 종교적 신념의 차원에서 고백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머지않아 시공질서의 재평성을 통해 후천이 역사현실에 구현된다는 것을 밝힌 이론의 정합성은 정역사상의 압권이라고 하겠다.

김일부의 사후로부터 지금까지 정역사상에 접근했던 방식은 여러 갈래로 구분하여 열거해볼 수 있을 것이다. 유가의 도덕 형이상학과 주역의 연장선에서 정역사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있을 것이고, 가깝게는 19세기 당시 사상계의 동향에 발맞추어 개벽사상의 입장에서 조명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며, 멀게는 조선조 중기 이후에 싹트기 시작한 [정감록]을 비롯한 각종 비결서에 깊이 숨겨진 우주의 비밀을 합리적으로 해석한 학문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은 정역 사상의 궁극 목적이 되는 개벽 사상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보고 있다.
물론 [정역]의 성격을 단언하여 하나로 규정지을 수 없는 것은 사실이며, 또한 정역사상의 뿌리가 [주역]에 있음을 부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김일부는 [주역]을 지은 공자孔子(BCE 551~BCE 479)를 계승하는 한편, 공자가 미처 언급하지 못햇던 천지 자체의 변화를 하도낙서河圖洛書와 정역팔괘도로 압축하여 설명한 점은 사상적 혁명가로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김일부는 [정역]에서 선후천변화의 문제에 착안하여 우주론과 시간론의 근본명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사유하고 풀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혁명적 사상가라 불러도 마땅하다. 물론 그가 선후천 개벽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혁명적 사상가인 동시에 사상적 혁명가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개벽과 관련하여 증산상제는 “주역은 개벽할 때 쓸 글이니 주역을 보면 내 일을 알리라.”(도전 5:248)고 말하여 [주역]의 성격을 매듭지은 놀라운 선언을 했다. 여기서 말하는 개벽은 선천개벽과 후천개벽으로 구분지을 수 있을 것이다.
선천개벽은 아주 먼 과거의 일이고, 후천개벽은 앞으로 곧 다가올 우주의 대변화를 뜻한다. [주역]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과거의 도덕 형이상학적 해석들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규정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일부는 자연의 배후에 존재하는 숨겨진 수학적 질서와 패턴을 읽어내어 우주이 창조적 변화[造化]가 일어나는 후천개벽사상의 이론적 근거와 그 과정을 천명하였다.
더 나아가 그는 “선후천이 바뀌는 우주 대변혁의 원리와 간艮 동방에 상제님이 오시는 이치를 처음으로 밝혔기”(도전 1: 9) 때문에 역도易道 종장宗長으로 불리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그렇다면 [정역]을 관통하는 핵심주제는 무엇인가? 김일부는 선천이 후천으로 전환된다는 것을 여러 각도에서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정역사상은 한마디로 선후천론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는다. 선후천론은 시간의 선험적 구조를 바탕으로 돌아가는 자연계의 순환과 진화가 크게 보아 선천과 후천으로 구성되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은 선천이 후천으로 바뀌는 시간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설명하는 철학 체계를 뜻한다. 따라서 필자는 선후천론을 중심으로 후천개벽이 ‘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논리적으로 조명해볼 것이다.
필자는 이 글을 [정역]을 저술한 김일부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하려는 동기에서 작성하였다. 필자는 암울했던 조선조 말기에 살았던 김일부의 생애와 학문적 성숙과정을 개괄적으로 살피고, 주역사에서 가장 수수께끼 같은 사상으로 평가되는 [정역]의 의미를 분석할 예정이다.
먼저 선후천에 대한 사상적 형성 배경을 조명하여, 왜 선천이 후천으로 바뀌는가에 대한 이유와 목적과 과정을 3극론의 입장에서 고찰할 것이다.
그리고 선후천 전환의 화두는 언제 발생했으며, 또한 역법 성립의 메카니즘에 대한 분석을 통해 시공의 근본 틀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금화교역설’을 중심으로 살필 것이다.
마지막으로 후천의 새로운 달력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지를 꼼꼼히 짚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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